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것이었다.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고?”
그런데 이 말의 의미를 나는 요즘 매일 경험하고 있다. 뒤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거와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미래가 동시에 선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킹덤 인사이트>는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되는 듯하다. '나는 정말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며 살고 있는가?'
지금까지 누군가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나는 ‘날라리 기독교인이에요’라고 소개하곤 했다. 어렸을 때 교회를 다니면서도 하나님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었으니까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내가 크리스천이라고 말하면서도 기도와 성경 읽기, 말씀 공부는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하며 지루할 것이라는 핑계를 대며 거의 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신앙을 붙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삶의 주권을 내가 꼭 쥐고 있었다. 하나님은 필요할 때 찾는 분이었지, 나를 다스리는 왕은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하나님을 왕으로 세우지 않으면 반드시 다른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고.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두려워졌다. 돌이켜 보니 내 삶의 중심에는 하나님이 아니라 나 자신이 우상이 되어 있었다. 하나님 말씀을 외면한 채 살다가 2년 전 교회라는 곳을 다시 찾아간 이유도 단지 내 불안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지 하나님을 왕으로 모실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신다는 것은 왕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함을 뜻하는 것인데 내 삶의 주인인 내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말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었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킹덤 컬쳐에서 보아왔던 염보연 목사님의 영상 메세지와 킹덤 처치에서 예배를 드리고 테필린365를 하가하고, 또 목사님의 저서인 <킹덤 인사이트>를 읽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순종’의 의미를 정리할 수 있었다. 순종은 단순한 명령에 대한 복종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전제로 한 ‘신뢰’의 표현임을 깨닫게 되었다. “순종하라”, 즉 "기쁜 마음으로 따르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귀한 존재로 여기고 계심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우리를 복종시키실 수 있는 분이시지만, 굳이 ‘순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신 데에는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의 뜻에 마음을 맞추도록 배려하시고 존중해주시려는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복음’은 개인적인 구원에만 가두지 않는다. 이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했다는 선포이므로 성도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하나님 말씀을 기준 삼아 삶의 실제적인 영역 속에서 하나님을 드러내어 오직 그분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음은 교회의 예배당 안에서만 머무를 수 없으므로 가정에서, 사회에서, 문화 속에서, 내가 서 있는 모든 자리에서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특히 '거룩(카도쉬)=구별됨’이라는 표현이 뇌리에 깊이 남았다. 그러고 보니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거룩’이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에 따르면 거룩이란 '세상과 구별된 기준을 따르는 삶'이라고 정의한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평화, 공존, 공리, 평등, 다문화, 해방, 약자 보호, 민주 사회 등 아름답게 포장된 이 모호한 개념은 우리 삶의 기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성도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 실제적인 모든 삶의 영역에 적용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이것이 구별됨=하나님께 소속됨, 즉 '거룩'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크리스천의 삶은 고달프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인지 하나님께 소속되었다는 표현은 부담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러나 킹덤처치에서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가정에서도 성경을 읽기 시작하고 아이와 함께 성경 구절을 암송하는 시간들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께 소속된다는 것(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이 '희생'이나 '고통'과 같이 회피하고 싶은 삶이 아니라 '울타리(보호하심)', '기쁨' 그리고 감사한 삶인 것을 깨달았다.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삶의 영역에서 우리를 보호하시는 아버지이자 우리의 창조주라는 사실이 드디어 믿어지기 시작한 경이로운 순간들이다.
또 한 가지 경고하는 것은 미디어와 물질에 대한 부분이다. 하나님을 철저하게 외면해온 결과 나는 너무 쉽게 조작된 뉴스와 가짜 여론에 선동되었으며 재정 문제 앞에서는 하나님보다는 계산기를 먼저 찾았다. ‘맡긴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 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고백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보이는 세상의 맘몬을 더 의지하려는 내 죄성이 드러나면 쉽게 좌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내 아이까지 스스로 기쁜 마음으로 순종하게 하시고 우리 가정을 멀리 이 곳 킹덤 처치로 인도하신 하나님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시는 분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책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2024년에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계기로 품게 되었던 질문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왜 교회에서는 나라의 살림-정치(경제, 외교 등)에 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가? 목회자들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한다고 하면서 왜 유독 ‘정치’라는 영역에서는 그 분의 통치를 인정하시지 않는가? 오히려 성도들이 질문은 커녕 정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도 못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스스로 검열하게 함으로서 자발적 침묵을 유도하는가? 성경에도 분명 정치적 상황과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말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고민은 결국 우리 성도들의 정체성에 균열이 생겼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를 비롯한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외면한 채, 권리와 보호만을 기대해 온 것은 아닐까. 법이 무너지고 정의와 공정이 흔들리는 사회를 보면서도 눈을 감고 침묵한다면 적어도 내가 다니는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이 주신 복과 은혜를 계속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스스로를 합리화해 온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성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저자인 염보연 목사님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자로서 이 땅에 파견된 대사(ambassador)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크리스천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기준을 드러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신앙을 사적인 영역에만 가두어서는 안된다는 목사님의 강력한 메세지 앞에서 이제 우리 가정의 삶의 목적과 방향을 어디에 맞추어야 하는지까지도 더욱 또렷해졌다.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면서도 하나님을 모르는 우파 애국 시민들이 많다. 중도라면서 정치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람들과 심지어 좌파 공산주의 자들은 하나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감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조롱하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나태함과 두려움으로 그동안 미루어왔던 하나님 말씀을 선포해야 할 때다. 우리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여전히 통치하고 계심을 말로서, 글로서, 우리의 행동으로서 증거하며 복음을 전해야 한다. 특히 정치는 우리 삶과 모든 분야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크리스천이라면 반드시 정치를 논해야 한다. 코로나처럼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맘몬을 숭배하는 잘못된 이념과 사상이 정치라는 영역에 교묘히 스며들어 우리 가족과 친구, 이웃과 동포들 더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의 세계관을 잠식할 수 없도록 끊임없이 저항해야 한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회주의, 진보주의, 공산주의, PC주의, 환경주의, LGBTQ 이념 등의 영적 전쟁에 이미 그 전장 한 가운데에서 싸우고 계시는 하나님, 그 분의 부르심에 우리는 즉각 응답해야 한다. 선하신 그 분의 명령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군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의 왕이신 하나님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따라서 교회와 우리 성도들은 각자 '하나님 나라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선포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군대로서 막강한 하나님의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파견하는 일에 모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이제 나는 내 삶의 주권을 원래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되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성경-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삼고 무너졌던 울타리를 다시 견고하게 세울 것이다. 위장된 감정이 아니라 진실한 순종으로, 무분별함이 아니라 구별됨으로 증명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내 아이와 미래 세대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것이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친구와 가족, 친지, 이웃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면서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에 내 삶의 방향을 맞추는 거룩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하고자 한다. 매일 매일 내가 만든 우상들과 세상의 죄악과 싸우면서 매번 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 것처럼 우리 가정은 포기하지 않고 이 거대한 경이로운 여정에 기꺼이 합류하고자 한다.
<킹덤 인사이트>는 오늘의 대한민국과 우리의 영적 세계관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의 방향성과 개인의 삶의 기준이 무엇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 비판적인 관점에서 다시 고찰하게 한다. 이 책을 여러 차례 읽으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목적과 내가 붙들어야 할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시의적절한 때에 이 책을 집필하신 염보연 목사님께도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저서 역시 기대된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왕으로 모시는 삶은 단지 나의 결단이 아니라,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부르시는 그 음성에 기꺼이 응답하고자 한다.
“하나님만이 유일한 나의 왕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