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처치에 오기 전 약 1년간은 신앙적으로 깊은 답답함과 슬픔이 가득했던 시기였다. 오랜 시간 함께 신앙생활을 해온 지체들에게서 신앙과 삶이 철저히 분리된 위선적인 모습들이 보였고, 세상에 좋게 보이기 위한 가짜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인 양 가르치는 교회, 교회 안에서만 뭉쳐 스스로 만족하는 공동체, 구원받았다고 말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신앙인들, 선교를 가르치면서도 "우리 교회는 충분히 크다"며 전도를 멀리하는 목회자들을 보며 깊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예배 시간마다 성도들을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얼마나 속상하실까" 하는 마음에 눈물로 기도했지만,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잘못된 것들을 분별할 줄은 알았지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다르게 믿음을 지켜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호하게만 알고 있을 뿐, 그 근거를 말씀 안에서 확고히 하지 못한 상태였다. "주여, 이 나라의 교회와 성도들이 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요?" 하며 탄식만 늘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킹덤처치에서 말씀을 통해 배우게 된 것들과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며 그 뜻을 아주 명확하게 깨달았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한 문장으로 결론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누가 왕인가?" 이 책의 첫 문장은 내게 가장 깊이 와닿은 말이었다. 내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내 가족과 일과 조국의 주인이 누구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체성이 혼란에 빠지고,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며 살아가야 할지 길을 잃어 이 모든 문제가 발생한 것임을 깨달았다. 죄인인 내가 무엇을 주인으로 인정하는가에서부터 정체성이 시작된다는 것을 너무 자주 잊는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는 것에서부터 내가 어떤 존재인지 정의할 수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가장 명확한 길잡이가 됨을 늘 기억해야 한다. 정체성이 흔들렸기 때문에 세상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헛된 노력들만 하다 지쳐가고 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다음 장에서 복음의 의미와 구원의 본질을 다시 짚어주는 부분도 깊이 와닿았다. 개인의 구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그리스도의 완전한 통치에 대한 이야기였다. 먼 미래의 구원만을 바라보며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왕 노릇 하던 자리에서 내려와 유일하신 통치자 하나님께 주권을 돌려드리는 결단을 통해,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하나님의 실제적인 통치 안에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답답하게 여기던 모든 문제들을 돌파할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영적인 해답임을 깨달았다.
물론 답을 아는 것이 곧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스도인으로 제대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말씀을 읽고 깨달아야 하며,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순종해야 하며, 그 길은 좁고 세상과 구별되며 때로는 핍박도 따른다. 그러나 그 많은 해야 할 것들보다 먼저, 매 순간 붙들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나의 왕은 하나님 한 분이시며,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는 말씀처럼, 순종이 가장 큰 복이며 참된 자유로 가는 길임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붙들고 이 세상 속에서 가장 큰 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내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