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전쟁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싸우는가?

영적 소비자를 넘어 하나님 나라의 군사로!
염보연 염보연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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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말 그대로 ‘전쟁의 때’입니다. 이보다 지금의 현실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 표현이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물리적 전쟁, 포성이 울리고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전쟁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상과 가치관, 세계관의 영역에서는 이미 치열하고도 파괴적인 전쟁이 밤낮없이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총성은 들리지 않지만, 그 영향력은 어떤 재래식 전쟁보다 깊고 광범위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부정하고 해체하려는 거대한 인본주의의 흐름이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를 넘어 가정과 다음 세대의 영혼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 전쟁의 목표는 땅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사로잡아 하나님을 대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싸움은 보이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러한 전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전쟁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면, 교회는 세상의 거센 공격 앞에서 물러서거나 침묵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압도하던 빛과 소금의 존재감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묻게 됩니다.

문제의 본질은 적이 너무 강해서가 아닙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정체성을 오해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교회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부름받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바로 서지 않으면 어떤 전략도 힘을 잃습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에게 교회는 ‘영적인 병원’으로 이해됩니다. 상처받고 지친 영혼이 와서 위로와 치유를 얻는 곳이라는 이미지입니다. 물론 교회는 분명 치유의 역할을 감당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병든 자를 고치러 오셨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상한 마음을 돌보고 죄로 병든 영혼을 회복시키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정체성이 병원에만 머무를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병원의 목적은 환자를 치료하여 건강하게 퇴원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병이 나았음에도 계속 환자복을 입고 병원에 머무르려 한다면, 그것은 결코 건강한 모습이 아닙니다. 평생 자신을 연약한 환자로만 규정한다면, 그는 결코 일어설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 안에는 자신을 영원한 환자로 인식하는 모습이 적지 않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 중심의 신앙’이 자리 잡았습니다. 교회를 종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여기고, 자신을 그 서비스를 받는 고객으로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설교의 만족도, 시설의 편리함,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신앙의 기준이 됩니다. 예배조차 ‘내가 얼마나 위로받았는가’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신앙의 목적은 결국 나의 평안과 행복에 머무릅니다. 자기 부인과 십자가, 세상과의 치열한 영적 전쟁은 부담스러운 이야기로 밀려납니다. 그러나 환자는 싸울 수 없습니다. 환자는 보호받는 대상이지 전장에 나서는 존재가 아닙니다.

만약 지금이 평화로운 시대라면 이러한 모습이 어느 정도 용인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 전시입니다. 반성경적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병원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교회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은 성도를 그리스도의 좋은 병사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마귀의 간계를 대적하라고 명령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우리의 실제적 부르심입니다. 교회는 군사를 모으고 훈련시키는 곳이어야 합니다. 영적 전쟁을 감당할 준비를 갖추는 자리여야 합니다.

교회가 훈련소라는 인식을 회복할 때 예배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예배는 단순히 위로받는 시간이 아니라, 왕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삶의 주권을 다시 맡기는 시간입니다. 세상이라는 전장으로 나가기 전 영적으로 무장하는 시간입니다.

관계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병원의 환자들은 각자의 치료에 집중하지만, 훈련소의 군인들은 서로 생사를 함께하는 전우입니다. 영적 전쟁에서 고립은 위험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세워주고 보호하며 함께 싸워야 합니다.

물론 교회 안에는 치유의 공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투 중에는 부상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치유의 목적은 머무름이 아니라 회복과 복귀입니다. 위로는 다시 일어나 싸우게 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안락한 병실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일어나 훈련받을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한 답은 분명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교회는 더 이상 성도의 만족을 위한 서비스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훈련하고 파송하는 자리여야 합니다. 가정과 일터, 사회와 문화가 실제 전선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분명 영적 전쟁의 시대입니다. 왕이신 주님은 우리에게 안일함이 아니라 결단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더 이상 자신을 연약한 환자로만 규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체성을 회복하고, 맡겨진 자리에서 진리의 무기를 들고 서야 합니다. 승리는 준비된 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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