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무교병(מצה/Matzah),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
염보연

(Matzah, the unleavened bread of Passover.)
유월절은 우리의 과거와 결별하고 메시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유월절은 우리가 옛 문화를 뒤로하고 떠나야 함을 매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자유해졌으므로, 여전히 우리를 노예 삼으려 하는 삶의 요소들을 이제는 과감히 치워버려야 합니다. 결국 '다시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거듭남의 진정한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누룩 없는 빵을 히브리어로 ‘마쨔(מצה/Matzah)’라고 부릅니다. 유월절 식사(세데르)와 함께 7일간의 절기인 ‘무교절(마쪼트/מצות/Feast of Unleavened Bread)’이 시작됩니다. 이 7일 동안은 누룩이 들어간 모든 곡물 제품의 섭취가 엄격히 금지되며, 대신 하나님은 무교병(마쨔)을 먹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래서 토라는 이 7일간의 절기 전체를 ‘무교절’이라 부릅니다.
‘마쨔’는 크래커처럼 납작한 형태의 특별한 빵입니다. 유월절용 마쨔로 인정받으려면 밀가루에 물이 닿은 지 18분 이내에 구워내야 한다고 합니다. 18분이 지나면 공기 중의 미생물에 의해 반죽이 스스로 발효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토라는 ‘무교병’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를 떠날 때 빵 반죽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그들은 매우 서둘러야 했기에 반죽이 발효되기 전 서둘러 구워야만 했습니다. 이 출애굽의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유월절에는 모든 누룩을 제거하고 7일 동안 무교병을 먹습니다.
고대에는 반죽을 부풀리는 방법이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하나는 밀가루와 물을 섞어 자연 발효가 시작될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것이었고, 더 일반적인 방법은 전날 쓰고 남은 ‘발효된 반죽 덩어리(종가)’를 새 반죽에 섞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옛 반죽에 있던 누룩이 새 반죽 전체로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흔히 말하는 “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지느니라(고린도전서 5:6)”라는 원리입니다. 이 방식대로라면 하나의 누룩이 매일매일, 빵에서 빵으로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오늘날 사워도우(Sourdough) 빵을 만드는 방식과 같습니다.
하지만 절기 전에 모든 누룩을 제거하라는 명령은 이 두 번째 방식(옛 반죽 섞기)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이미 발효된 ‘옛 반죽’은 절기 전에 반드시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다음의 말씀을 통해 전하고자 한 이미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은 새 반죽이 되기 위해서,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십시오. 사실 여러분은 누룩이 들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의 유월절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습니다. 그러므로 묵은 누룩, 곧 악의와 악독이라는 누룩을 넣은 빵으로 절기를 지키지 말고, 성실과 진실을 누룩으로 삼아 누룩 없이 빚은 빵으로 지킵시다.” _고전5:7-8, 새번역
여기서 ‘옛 반죽 속의 누룩’은 우리의 옛 삶의 방식을 상징합니다. 그것은 죄, 불경건, 나쁜 친구, 나쁜 습관 등 우리 삶을 오염시키는 모든 것입니다. 옛 누룩이 섞인 반죽처럼, 그런 것들은 매일매일 우리 삶을 부풀려 우리를 자꾸만 과거의 모습에 가두려 합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그 옛 문화와 완전한 단절을 이루고, 누룩 없는 빵처럼 ‘새 반죽’으로 다시 시작하라고 권면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를 떠날 때, 그들은 단순히 장소를 옮긴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옛 문화와 통치를 뒤로하고 새로운 문화와 통치를 향해 떠난 것입니다. 이집트에 사는 동안 그들은 이집트 사회의 악함과 우상숭배에 깊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누룩 없는 빵, ‘마쨔’는 바로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시작하는 '새로운 시작'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다시 시작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