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목)부터 40일 동안의 테슈바 기간이 시작되고, 내일(14일, 금)부터 히브리력으로 엘룰월(אלול)이 시작됩니다. 엘룰월은 나팔절(로쉬 하샤나, ראש השנה)과 대속죄일(욤 키푸르, יום כיפור)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절기를 준비하는 한 달입니다. 유대 전통에서는 이 시기를 ‘테슈바(תשובה)’, 곧 ‘돌아옴’과 ‘회개’의 기간으로 부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키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깨어 있는 마음으로 왕의 오심을 준비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엘룰월이 되면 전 세계 유대 회당에서는 안식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나팔, 곧 ‘쇼파르(שופר, 양각나팔)’를 붑니다. 거칠고 길게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마치 잠든 사람을 깨우는 경고음 같기도 하고, 깊은 탄식과 흐느낌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쇼파르를 영적 전쟁의 상징으로 이해합니다.
특히 오늘날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쇼파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매우 특별한 영적 도구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회를 시작할 때마다 쇼파르를 불고, 기도회에서도 쇼파르를 불며, 심지어 그 소리가 하늘의 영적 장벽을 뚫고 사탄의 권세를 무너뜨린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쇼파르 자체가 영적인 무기인 것처럼 이해하기도 합니다.
과연 성경도 그렇게 말하고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유대 전통에도 “쇼파르 소리가 사탄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표현은 탈무드 「로쉬 하샤나」에도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문장을 문맥에서 떼어 놓으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탈무드가 말하는 ‘사탄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뜻은 쇼파르의 소리가 어떤 신비한 능력을 발휘하여 악한 영들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앞에는 이런 질문이 등장합니다.
“왜 나팔절에는 쇼파르를 여러 번, 여러 방식으로 반복해서 부는가?”
그 대답이 바로 “사탄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사탄’은 사람을 하나님 앞에서 고발하는 ‘참소자’의 역할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나팔 소리가 참소자를 혼란스럽게 할까요?
엘룰월부터 이어지는 회개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의 죄를 말씀의 방향으로 돌이키고, 그 말씀의 길을 따라 하나님께로 돌아오며, 하나님의 긍휼을 신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회개한 사람을 향해서는 더 이상 참소할 근거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결국 사탄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쇼파르의 소리가 아니라, 회개하는 하나님의 백성의 삶인 것입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영적 전쟁을 너무 쉽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전투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하늘 어딘가에서 천사와 악한 영들이 싸우고 있고, 우리가 어떤 특별한 행동을 하면 그 전쟁의 흐름이 바뀌는 것처럼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영적 전쟁의 중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싸움이 육체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그 전쟁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를 분명히 설명합니다.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 _고후 10:4-5
전쟁터는 우리의 생각이며, 마음입니다. 아니, 사실은 우리의 삶 전체인 것입니다.
에베소서 6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전신갑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 어디에도 쇼파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영적 전쟁은 악한 영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싸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내 마음이 돌이키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엘룰월에 울리는 쇼파르는 누구를 향해 울리는 소리일까요? 하나님을 향한 소리도 아니고, 사탄을 향한 소리도 아닙니다. 바로 우리 자신을 향한 소리입니다.
“잠에서 깨어나라.”
“너의 삶을 돌아보라.”
“회개하라.”
“왕께서 오신다.”
쇼파르는 하늘을 향해 길을 여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굳어진 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하나님의 나팔입니다.
그래서 엘룰월은 새로운 계시를 찾는 달이 아니라, 이미 주신 말씀 앞으로 다시 돌아가는 달입니다. 특별한 체험을 추구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다른 사람의 죄를 바라보는 계절이 아니라, 내 마음을 살피는 계절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테슈바의 기간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할 것은 무엇인가?”
잃어버린 첫사랑일 수도 있고, 무뎌진 말씀에 대한 갈망일 수도 있습니다. 오래 붙잡고 있는 죄일 수도 있고,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게 된 어떤 우상일 수도 있습니다.
엘룰월의 나팔 소리는 그 모든 것을 다시 하나님 앞으로 가져오라고 우리를 부릅니다.
진정한 영적 전쟁은 사탄을 향해 외치는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회개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참소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쇼파르를 크게 부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돌이키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엘룰월은 회개의 계절이며, 동시에 가장 큰 소망의 계절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긍휼의 문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40일의 테슈바 기간 동안 여러분의 삶을 더욱 말씀으로 점검하시고, 그 방향과 내용을 정렬하십시오. 그리고 내일부터 맞이하게 될 엘룰월의 시간들을 통해 내 삶(시간)이 왕의 오심을 준비하며 아름답게 단장되도록 하십시오.
그분께서 곧 오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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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2026.08.13 09:39또! 미디어의 영에 사로잡혀 말씀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저를 회개합니다ㅠ 주님 말씀의 갈급함이 무뎌지지 않도록 항상 저를 깨워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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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풍훈 2026.08.13 12:24엘루월에 울리는 소파르처럼 제 안의 영적 각성운동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타인을 향한 정죄의 시선이 아니라, 내면의 영적전쟁을 향한 소파르를 심령깊이 울리는 제가 되길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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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2026.08.13 23:49“잠에서 깨어나라.”
“너의 삶을 돌아보라.”
“회개하라.”
“왕께서 오신다.”
굳어진 마음을 깨우고, 무릎부터 꿇고 주님께 돌이키는 자가 되겠습니다. 쇼파르의 소리가 나의 마음과 생각을 진동하여 악한 본성을 꺽어내기 위해 몸부림 치겠습니다.